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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속에서 ~~!! ]/山 行 後 記

창덕궁(비원)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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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의 가을 관찰...

며칠전 늦은 오후에 일로인해서 창덕궁을 찾았다. 모처럼 늦은 가을 정취를 느끼고자

조금 이르게  나섰지만 미팅이 길어지는 바람에 해가 꼴가닥 넘어 가고 있었다

 

이곳은 출입이 통제된 곳인데 늦은 가을 햇살과, 마지막 단풍의 아쉬운 대화만이 남아 있었다

그 야단 스러웠던 가을도 이렇게 가는것을 "무엇이 가을이고 낙엽이던가 ?"

좀단풍잎이 하늘을 가리우고 있었다 ....아침나절이면 샷이 참좋겠다란 생각만을 갖고 돌아왔다.

통제구역이라 관람객이 없어, 보이는 길이 더  휑하니 더 쓸쓸하다

흙담사이로 부서지는 노을 그도 쓸쓸하여 ...(하루에 4번정도 인솔하에 개방한 듯)

걸어 나온 길을 뒤돌아서 담았다.십여전 전에는 참 이곳을 많이 다녔는데 ..여름에도 너무 경치가 좋다는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도 밟지 않는 낙엽이 수북한 길이 여기 도심속에 살포시 숨어 있다

쓸지도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다

,

낙선재로 들어 서는 곳-

낙선재는 석복헌, 수강재를 통틀어 낙선재라고 한다.낙선재는 헌종의 서재 겸 사랑방이기도 하다 

석복헌은 경빈 김씨의 처소, 수강재는 순원왕후의 처소였다

경빈김씨는 헌종의 비로 대신들이 반대하여 간택되지 못하자 헌종이 사랑한 여인 경빈김씨를 위하여 집을 지어 주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영친왕비 이방자여사와 순종효황후, 덕혜옹주가 살다간 곳으로 유명하다

 굴뚝위로 걸리는 감나무의 감이 석양빛에 더 붉었다 ㅡ 500년의 조선왕조 "영화도 영욕도 "잠시  가져 갈 수 없다는 것

낙선재는 단청이 되지 않은 목조 건물로 더 유명하다- 이곳 왕비들의 침실공간을 몇해 전에 직접 재현했었다.

시간이 늦어 들여다 볼 수 없었지만 스토리는 머릿속을 또 스쳐 지나갔다.

맞은편으로 돌면 이렇게 고즈넉한  비밀통로가 있다/ 직원들이 왕래 하는 길이다.

모처럼 걷는 나야 탄성을 지르지만 이 길을 수십번(업무때문에)다녀야 하는 직원은 맘이 삭막하다고 해야 하나?

신발도 다 등산화 차림이다.

해는 이미 큰집(궁궐) 뒤로 숨어 버렸다

높다란 가지에는 석양빛이 걸쳐 있는 듯 하다 // 왠지 가슴 한켠 휑한 바람이 불었다.

옛것의 영화도 ..현실의 영화도 티 없이 저렇게 붉었으면 하고.....

돌아서 나오는 길 아쉬워서 궁궐 밖에서 커 보이는 녀석들 /아니 배웅이라도 한듯한 녀석들을 담았다.

어쩌면 과거속에서 보았던 내 형이 찍었던 흑백의 사진 한장 /그 구도가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형은 금년 5월에 1주기였다/ 무척 형이 그리운 날이었다.

또 하나의 담장을 두고 이젠 밖으로 완전한 외출에서 궁을 바라 본다.

정문위로 걸터 있는 달과 은행나무의  무수한 은행들은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이유를 생각할 뿐이다 . 오늘은

흰눈이 가득히 그곳에 내리면 다시 한번 가야지... 시각 거리는 눈밟으러...언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