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백 / 보통의 존재
내가 어린시절 그랬다.
다른 친구들이 세계명작을 읽을 때 난 티비를 봤다
아이들이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을 때도 난 산과 들로 뛰어 다녔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은 그러지 않길 바랬다.
내가 그랬기 때문에 / 보통에 어른들은 자신을
아이들이 닮지 않기를 바란다.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 /그냥 보통의 존재여도 말이다.
며칠전
퇴근후 거실에 놓인 책을 보며 둘째 딸은 언니책 아빠가 보느냐며 묻는다.
"아니야" 아빠가 보려구 산건데. 어~ 언니도 그 책이 있던데요 "보통의 존재"
그래 ? 근데 놓고 갔어요. 아직 못 읽었을거예요 아빠.
이 책을 2주째 들고 있다. 표지에 때가 묻을 정도로 읽혀지지 않았다.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오래 붙들고 있는 책.
(진짜루/ 서점에 발걸음 하기 어려워 여러권 산다는게 ....) 큰아이도 아직 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아빠와 딸이 아무런 교감없이 같은 책을 골랐다는게 얼마나 뿌듯한가
마치 무슨 동질성을 회복한것처럼 ....
큰아이는 작가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고 작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서 산 모양이다. 아무튼
먼저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로 읽기를 마쳤다,그것도 아침부터 외출이 있어서 차를 놓고
지하철을 이용하며 본것이다. 2/3 정도를 오늘 본셈이다. (간혹 책을 읽고 싶다거나 / 읽지 않는 책이 있으면 지하철을 이용한다)
난 왜? 아이 보다는 먼저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까?
책의 내용을 살피려 했던것은 아닐까?
이미 아이들은 무슨 책이 좋냐며 아빠에게 자문을 구하지 않는데 말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의 인식속에서도 연결지어 지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삶.
이제 아이들에게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보통의 존재"로 살아가길 바래본다.
내가 티비를 보면, 같이 티비를 보고 ,내가 책을 보면, 같이 책을 보는
내가 산과 들로 가면 같이 가는 존재들로 살아 가기를...내맘
문득 그리웠다. 어릴적 일들이
햇볕이 스며드는 정오 나른 할즈음
꽃을 찾아드는 벌 한마리을 지켜 보다가, 검정 고무신을 벗어 벌을 낚아 채고
오른팔을 빙빙 돌리면 맑고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 오고
고무신 안에서서는 윙윙..하며 벌 한마리 기절.
윙 위~윙 소리가 멎을 때쯤 땅 바닥에 내리 꽂았던 통쾌함!
그 시절이 그리운건 적어도 "죽음"이란걸 몰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혼자서도 잘 놀았다. 이제 혼자는 외롭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이들은 알까?
외롭다는 것을 ...그래서 어른들은 더 간섭하는 건 아닐까?
또 하나의 그리움은
여름날 갑자기 소나기 내리면 마른 하늘에 날벼락 ? 신작로에 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로 내렸었지
피할 시간도 주지 않고 / 갑자기 불어 난 황토물
골목길 여기 저기서 줄서서 다름질 치던 도랑물 어디로 다 흘러 갔을까?
기약이 없다. 한번 가면 영영 이별이라는것. 그래서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애틋한지를...
아이들은 알까? 어른들 마음이 황토 빛이란 걸...
소나기 흩고 가면 태양은 어김없이 생긋 웃는다. 젖은 옷 벗어 말리던 어린시절 다 그리움이다.
아이들이 알까? 그립다는 것을
그래서 어른들은 더 함께 추억이 되어 주고 싶다는 것을....
오늘은 정월 대보름-
또 소원하지 항상 건강하라구 / 또 간절하지 보통의 존재로 남아 달라구... ....그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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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 빈의자 3개
의자가 전부 똑 같지 않아서 책을 선택한 이유였다.
인생은 각자 다르고 / 삶의 방식이 다 다르기에 /이제 나도 앉는 사람이 아니라
각기 다른 의자를 준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의자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은 편안함이다.
성공한 삶이란 각자 다른 가치속에서 "보통의 존재"로 남는 거라고.... / 애플이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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