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졌다는 편지 2. / 장 석 남
꽃 진 자리에 나는
한 꽃 진 사람을 보내어
내게 편지를 쓰게 하네
다만
흘러 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그 바람에
뺨을 기대어 보기도 한다고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
오래도록 앉아서
꽃 진 자리마다
애기들 눈동자를 읽듯
읽어 내고 있네
꽃 진 자리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은 사라진 모든 것들의 몸,
꽃도 바람이 되어 제 있었던 자리를 지난다.
먼 훗날 나도 사라지면 바람 되어
나 머물던 곳을 지나가겠지.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도
한 꽃 지고나면 바람으로 그렇게 다시 만날테니...
꽃이 졌다는 편지,
바람 불면 그것으로 안부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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