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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속에서 ~~!!]/시가 있는 아침

꽃이 졌다는 편지 / 장 석 남

 

                                                                                                                                           

 

꽃이 졌다는 편지 / 장 석 남

 

이 세상에서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 자리엔
야윈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그러니까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내 마음 속에서
진 꽃자리엔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다만
흘러 가는 구름이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달이 뜨면
누군가 아이를 갖겠구나 혼자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고
그대로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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