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봄비가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싸 감고
마른 알뿌리들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
- T.S.엘리엇의 황무지 중에서
그 사월의 끝에서 망설인다 / 아는이 없으니 /
곁에 없으니 /홀로 쓸쓸 하지나 않을까? / 걱정이로다 .
아~ 올해도 처녀를 못 만나면 3년이 훌쩍인데 처녀치마를 보러 도봉산을 올랐다.
토스트 한 개에 커피 한 잔으로 아침 요기를 하고 집을 나섰다.
09:30분 / 30분을 걸어 도봉산 초입에 들어 서니 10:00
오늘은 오로지 처녀치마 보러 가는 날이다
도봉산의 최단코스로 올랐다. 1시간이 지난후 선인봉이 눈앞에
천축사코스는 계속 오름이 계단이다. 천축사 입구의 불상들
태조 이성계는 함흥에서 돌아오는 길에 여기 도봉산에 들러 잠시 머물렀는데
'천축사"라 이름을 지었으니
천축은 불교 용어로 극락에 이르는 말이니 천국의 계단과도 같은 코스이다.
또한 신선대(730고지)에 이르기까지 계속 오름이다.
도봉산의 선인봉이다.
여기는 마당바위 많은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내 젊은 날에는 2시간 30분이면 도봉산을 오르고 내렸는데
하고야 ~ 이제 연식이... 2시간 목표가 신선대이다.
저 멀리 북한산의 인수봉 ,백운대,만경대가 그리고 동장대가 ...
선인봉 뒤의 만장봉이다.
저분이 서 있는 곳은 자운봉(紫雲峰, 739.5m)이다 .자주빛 구름 (상서로운) 구름이 머물다 간다는 곳
도봉산은 천축에(천축사) 이르고도 신선대를 향해 올라야 한다.
신선이 자운를 즐겨 다는 곳
오봉쪽으로 하산하는 뜀바위 구간이다.
꼭 여기 신선대를 들러 인증샷을 해야 한다나 ..
바로 여기가 신선대 / 선남선녀들로 ...
2시간의 산행 끝에 신선대를 올랐다.
나도 인증을 해야쥐...학생 여기...ㅎ
하산길에 포대능선 뒷쪽에서 자운봉을 ..
도봉산 북쪽 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그리고 여기 !!
참 예쁘다 / 매년 여기서 요녀석을 보러 2시간 동안 오른 것이다
희열 !! 때를 놓치면 보지 못하니 오늘도 너무 늦지 않았나 얼마나 가슴 졸여던가 ?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반겨 주니 고마울 따름 네 꽃말처럼 "절제"의 미다.
1시간여 동안 처녀랑 속삭이고 나니 오후 1시 / 즐거운 점심시간을 1시간동안 즐겼다
메뉴는 두부 반모에 묵은 김치 그리고 막걸리 한 병 ,커피 한 잔
30분정도 하산하니 거북바위가 나타났다. 일명 거북샘이다.
조금더 하산하면 용어천 계곡을 지나 초서로 쓰여진 바위가 "문사동問師同"바위다
문사동이란 스승을 찾아간 꼴자기 또는 도를 깨우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 스승에게 물음을 하였던 곳
초서가 참으로 멋스럽다. 조광조가 여기에 들어 그의 제자들이 찾아 왔다는 설
하산 막바지에는 김수영시인님의 시비 - 내가 흥얼거리며 읊는 풀이란 시이다.
도봉서원의 개보수공사로 제자리를 못찾고 있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김수영님 " 풀 " 중에서
웬 횡재 애기 붓꽃이 잘 가시라 인사를 한다
처녀치마 보러 8키로의 산행은 (5시간) 행복이었다.
그 즐거움이 주는 덤은 이렇게 돌단풍이 마지막 까지 배웅한다.
황새 냉이도 마지막까지 ...
주막집 앞에 쑥버무리 개떡을 한 입 물고 ...
여름이 오나 싶어 반팔 티 하나에 , 모자도 하나 장만하고
.
북한산은 나라의 흥망성쇠가
도봉산은 개인의 도를 깨우치는 산이라고 / 믿거나 말거나
' [山 속에서 ~~!! ] > 山 行 後 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백운대을 오르다 (0) | 2013.09.23 |
---|---|
은종나무 찾으러 ...도봉산 (0) | 2013.05.27 |
꿈도 야무진 7번국도는 꽝 - 부산 갈맷길로 (0) | 2013.03.04 |
그 아름다운 추억을 찾아서...한라산종주 (0) | 2013.01.10 |
바다는 항상 그대로거늘... (0) | 2012.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