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무인도에서 혼자 산다면, 멋진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고 싶어하거나 또는 상다리가 부러질 듯 차려진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몸을 가릴 옷, 추위와 비를 막을 집, 건강을 유지할 만한 음식이 있다면, 일하지 않고 마음 편히 살고 싶을 것이다. 타인의 눈이 없으면 멋진 옷도, 훌륭한 집도, 대단한 식사도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단생활을 영위하게 되면, 생활 속에서 필요 이상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게 된다. 우리가 부와 지위에 대한 '야심'(ambition)을 가지는 것은 부의 편리함, 쾌적함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에 넣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타인으로부터의 동감과 칭찬 또는 존경과 감탄 때문이다. (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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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 다쿠오 지음, 우경봉 옮김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세계' 중에서 (동아시아) |
연말입니다. 돌아보고 마무리하는 시기이지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국부론'을 쓴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그는 행복이란 '마음이 평온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애덤 스미스는 '도덕철학자'였지요. 그가 쓴 '도덕감정론'(Theory of Moral Sentiments)은 '국부론' 못지 않게 중요한 책입니다. 대학원의 정치철학 수업시간에 이 책을 강독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확실히 청년 때 읽는 것과 나이가 더 들어 읽는 것은 느낌이 다릅니다.
평정(tranquility), 마음이 평온한 것... 우리가 이를 잃어버리는 이유는 '허영'(vanity) 때문이라고 애덤 스미스는 말합니다. 남의 눈이 없는 무인도에서 산다면, 몸을 가릴 옷, 비를 막아줄 집, 그리고 건강을 유지할 만한 음식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의 평온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우리는 필요 이상의 돈과 지위를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마음의 평온을 잃어버리는 것이지요.
타인으로부터 칭찬이나 감탄, 존경을 얻기 위해 부와 권력, 지위를 추구하는 사람들. 그는 이를 위해 내심 경멸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아부를 하기도 합니다. "만약 아주 늙어서 드디어 그것을 획득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그것이 어떤 점에서도 그가 이것 때문에 포기했던 저 평범한 안전과 만족보다 더 낫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생의 최후의 순간이 되어 그의 육체가 고통과 질병으로 쇠약해지고, 자신의 적들의 불의, 동지들의 배신과 망은 때문에 그가 받아왔다고 상상하는 수많은 침해와 실망의 기억에 의해 그의 마음이 쓰리고 괴로울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는 그러한 부와 권세가 사소한 효용만을 지닌 허접한 것에 불과하고, 육체의 안락과 정신의 평정을 얻는 데 있어서 장난감 애호가에게 장난감 상자 정도의 쓸모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애덤 스미스는 진정한 행복은 부나 지위의 획득에는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부와 지위를 열심히 추구하는 것은 개인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봤지요.
"당신은 당신의 자유를 궁정의 화려한 노예 생활과 바꾸지 않고 오로지 자유롭게, 두려움 없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는 진지한 결의에 차 있는가?"
2010년 연말,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답해보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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