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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속에서 ~~!!]/시가 있는 아침

남남 27 / 조병화 -네게 필요한-

 

 

남남 27 / 조병화
 
- 네게 필요한 -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지닌 슬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번뇌라든지, 일상의 그 아픔을
맑게 닦아낼 수 있는 네 그 음악이었으면 했다.
산지기가 산을 지키듯이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그 산지기였으면 했다.


가지에서 가지로
새에서 새에로
꽃에서 꽃에로
덤블에서 덤블로 숲에서 숲에로
골짜기에서 골짜기에로
내가슴의 오솔길에 익숙된
충실한 네 산지기였으면 했다.


그리고 네 마음이 미치지 않는 곳에
둥우릴 만들어
내 눈물을 키웠으면 했다
그리고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했다.
네게 필요한, 그 마지막이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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