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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속에서 ~~!!]/시가 있는 아침

차가운 잠

 

 

 

 

-“수년 전 봄이었어요. 혈압 때문에 고생하던 엄마가 쓰러지신거죠.

한 달 간 입원을 했는데 그 때 병간호를 제가 했어요.

‘차가운 잠’을 떠올린 건 그 때였어요.”

 

-그 해 봄, 병원 창 밖으로 흐드러진 벚꽃을 보았다. 대학 캠퍼스가 면한 병원이었다.

학생들은 만개한 벚꽃 아래 모여 사진을 찍었다.

 “등 뒤에는 병과 죽음이 있고, 제 앞에는 삶의 충만함이 있었어요.

‘나는 경계에 서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시인은 어느 공상 과학소설에서 본 냉동수면을 생각했다.

엄마와 함께 냉동수면에 들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었을 때 다시 깨어나면 어떨까 그런 상상을 했다.

사연을 듣고 나니 ‘이백년 후의 차가운 잠에서 깨어나 다시 만난다면/

우리는 다정한 연인이 되어/

작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케이크를 푹푹 떠먹을까’ 라고 썼던

그의 시구가 아프게 박혔다

.

.

이근화(36) 시인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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