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청준(1939~2008) 선생의
‘눈길’은 선생이 1977년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고교생 이청준이 광주에서 유학하던 시절, 어머니는 가세가 기울어 아들 몰래 집을 판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집으로 내려온다. 어머니는 집주인에게 사정해 아들이 하룻밤 고향집에서 머물게 한다.
이튿날 새벽, 모자는 눈 쌓인 산길을 걸어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아들을 태운 버스가 출발하자 어머니는 홀로 그 눈 쌓인 길을 되밟는다.
‘눈길을 혼자 돌아가다 보니 그 길엔 아직도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지나간 사람이 없지 않았겄냐. …
하다 보니 나는 굽이굽이 외지기만 한 그 산길을 저 아그 발자국만 따라 밟고 왔더니라. …
오목모목 디뎌놓은 그 아그 발자국마다 한도 없는 눈물을 뿌리며 돌아왔제.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눈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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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문학관광기행특구다.
이청준 선생을 비롯해 한승원·송기숙·이승우·위선환·김영남 등 걸출한 문인 80여 명이 장흥 출신이다.
얄궂게도 장흥은 선생이 가신 2008년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됐다.
금대봉 산길에서
나에게 길이란
문득 길을 걷거나 ,걷던 길을 돌아다 보고 , 가야 할 길을 무심히 바라다 볼때가 있다.
그러한 길에서 무심에 이르면 겨울 어느날 눈길이 생각나서다.
군에 입대하고 6개월이 지나 첫 휴가를 나와 나는 어머님을 하늘 나라로 보내야만 했다.
(장기간 투병이셨던 어머님 .막내아들 군에 보내고 애틋하여 차마 눈을 못 감고 계시다
휴가나온 나의 얼굴 어루만지시고 그 이튿날 소천 하셨으니...)
81년1월 그핸 눈도 많이 내렸다. 그 겨울 어머님 상을 치루고 부대로 귀대하던 때
그 춥던 철원평야의 들길을 혼자 걸었다. 그 당시에 GP에서 근무했는데
북풍은 춥지도 않고 오히려 목이 말라 눈을 집어 먹고 길었던 길
그리고 슬픔을 삼켰던 ..그 눈길
울 어머님도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 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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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의 사진처럼 돌아오지 않는 길 모퉁이를
나는 오늘도 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꽃처럼 길게 목을 내밀면서...
그리고 마음에 속도를 늦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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