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의 초등 동창회
침묵하고 싶었다
그리고 오롯이 담고, 간직하고 싶었다.
차츰 멀어지고 더디오게 되는 고향. 언제 또 올까 싶어서...
모든 산천이 새롭고 변해서 지명조차도 가물거린다.
석양의 해는 두륜산을 끼고 기울어 우슬재을 넘어서자
달마산이 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먹먹하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외갓집을 따라 가겠다고
어머니 치마폭을 잡고 놓치 않던일...결국 어머니는 면소재지에서
화약냄새 풍기는 사진 한장을 찍어 주며 나를 달랬다
그 사진 한장은 아직도 내 앨범에 자리하고 화약 냄새를 간간히 맡는다.
그 외갓집 신월리를 지나는데 자상하셨던 외할머니 모습이며 외삼촌 외숙모들
주마등처럼 스친다. 산천은 의구하건만 ...
그 어린날의 내가 삼촌의 모습이 되어 있고
인걸은 다 그러게 한 세상 살다 가는 것을...
바다가 보이고 살던 집이 가까워 올수록
어둠과 함께 더 침묵하며 빠지고 있었다.
백지로 써보낸 사랑한자의 마음을 다 읽지 못하여
밤 바다에 적셨던 내 하루의 고향여행 !!
돌아와 보니 몇권의 책이 이렇게 나를 적멸케 했을까 ?
Photo by Apple / 고향 밤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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