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문상길에 / 2011/07/11일
#1
문상길이다
forest(숲)은 고요하다
차창넘어 산에 흩어진 운무를
그냥 바라본다
모든 풍경이 슬퍼보인다.
7월의 장맛비속에
그들이 슬퍼보인다
내 마음도 따라 슬프다.
지금은 달리는 고속버스안에서
하염없이 바깥 풍경에 마음을 내 보냈다
서울발 김해행 천일고속버스안이다.
#2
가슴이 아프고 / 저리고 / 시리다
어느 누군들 생각하면
모두가 ...그렇게 눈물나게 한다
인생은 한번이란
실체를 절실히 느끼는 요즘
그래서 충실하고 정직하게 살고 싶다
"죽음"에 대해서도 허무가 아닌 실체를 바라본다
죽음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기에
겸허해지고 남아 있는 시간에 충실하고 행복해져야 한다고...
주변에서 당사자의 죽음을 받아 들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아 왔다...후자의 경우 얼마나 가슴 아픈일인지...
난 전자가 되고 싶다.
#3
어젯밤 11시30분
부산 친구로부터 모친상 소식을 차안에서 들었다.
피곤이 묻어 있었던지 기상아 하며 아침에 전화하마 하고 끊는다.
그럴 친구가 아닌데 하고 다시 전화를 했다
어머님이 돌아 가셨단다
아니 중간중간에 통화하면 잘계시냐? 하면 "응"
"우리 엄마 잘계신다" 하며 걱정마아~ 하더니...
연세가 있으시니 숙환이냐 물었더니
암판정 받으시고 3개월만에 돌아 가신모양이다.
친구를 만난것도 군대에서 만난 군대 동기이다
어머님은 부산에서 강원 철원 동송읍까지 면회오시면
우리를 불러 내어 뭐든 먹이시던 어머님 ... 불심이 강하신 분으로 기억된다
30년이 지났으니 그땐 어머님도 우리 나이를 조금 지났으리라...
친구들의 아이들도 제대를 했으니 ..우리가 그 나이쯤에 와 있다.
제대 후 부산을 들리면 뵙곤 했었는데 ...
요 몇년 사이 그렇게 한번 오라고 성화를 내던 친구의 모습이 떠 오른다.
아마도 기별이었을까? 서운하기 그지없다 / 산다는게 뭔지...
일신에 이유가 없었다면 저번주나 이번주 쯤이나 가야지 했는데 ....
어머님은 그렇게 가셨고 / 우리들만이 남겨 있다. 철없던 군인의 모습으로
김해로 간 이유는 거기서 김해 친구랑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녀석도 동기이다. 사실 그들은 58년 개띠이고 난 59년생인데 군번이 빠르다
부산 친구하고는 15일정도니 훈련소 1기정도 내가 빠르고 ,김해 친구보다는 한달 보름정도 빠르다.
그 놈들이 각 내부반장(2,3,4소대)를 했으니 오즉 했으랴
병으로 입대 또 같이 하사교육을 받았으니 중대장 이외는 뵈는게 없었던 시절...
어머님 가시는 길 술 한잔 올리는데, 사진속(영정) 어머님은 30년전 그대로이시다.
부산친구 왈 "기상이 니가 고참이니 향은 니가 먼저 피그라"
향통을 못찾으니 " 엄마 서울 촌놈이 향통도 못찾는단다" 한다 쑥스러워
"향 말고 꽃은 없냐 ?" 친구왈 "부산은 읎다" .갱상도 사내 아니랄까봐 ...
김해 친구가 "술은 내가 따를란다" 한다
"그래 쫄다구니 당연히 그래야지" 부산친구가 거든다.
호상이니 어머님 앞에서 그 옛날로 돌아가 사설들이다.
"어머님 부디 편안한 곳에서 영면 하시고 ,극락왕생하소서 !" 우린 큰절을 올렸다
자리를 옮겨 또 군대 얘기다
백주는 누가 더 많이 먹었느니 하며(백주는 진로소주를 눈속에 파묻어 둔것을 그리 불렀다)
친구 와이프 다가와 앉으며 또 시작이다 한다.
시간이 되어 일어서고 "잘 모시라 " 말하는데 친구녀석 "울지마라 와 우노"한다
우리는 조만간 만나 새벽별이 뜰때까지 한번 마셔 보자고 만용을 부리며 슬픔을 달랬다.
다시 김해로 넘어와 서울행 1시차 심야를 티켓팅하고
편의점 앞에서 캔맥주로 아쉬움을 달래는데 김해친구 와이프 집에서 연신 전화다.
한잔하고 주무시고 가라고...다음으로 미룬다. 우리는 서로를 처다 보며 많이 늙었네 하며 웃었다.
부산놈이나 김해놈이나 또 같은 소리다 "이리로 내려 오그라" "와 내려 오면 니가 먹여줄래?"
"와 내가 먹여 주노? 잠은 재워준다 한다" 그 말 그 소리에 항시 우린 웃는다.
그리고 김해를 떠났다.
생각했다. 진짜 내가 서울울 떠나 다른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을까 하고...
지금 내 마음도 칠월의 장맛비다.
칠월은 모든게 슬퍼 보인다
내 마음도 따라 운다.
시간의 흐름이 야속하다. / 온 세상에 비가 내리고
내 마음에도 빗물이 고인다.
장마는 게이겠지만 / 내 마음은 언제쯤 그칠까?
시간 이렇게 가는데 .... / 죽음은 또 다른 삶을 보게했다 .
전화가 왔다.
김해친구는 "어제 잘 갔제?"
부산친구는 " 니 덕분에 어머님 잘 모셨다(화장해서 바다에..) 우리 엄마 니 왔다고 좋아 하드라"하며
항시 나보다 먼저이다 .
이런 친구들이다.
난 이놈들에게 배우며 산다.
사회에 고참은 어느새 그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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