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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shop·洗心址

만행이란


안거 후 시작되는 운수행각…‘두타행’

 

“모든 집착-번뇌 버리고 심신 수련하는 또다른 수행”

지난 8월24일 불기 2554년 하안거가 해제했다. 전국 100여개 선원서 2500여명의 스님들이 여름안거를 마쳤다.
음력 4월15일부터 석 달 간 안거를 끝내고 동안거 결제가 시작되는 음력 10월15일(양 11.20)까지 산철이다.
해제가 되면 스님들은 저마다 걸망을 등에 지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스님들이 선원에 모여 있는 것과 달리 이곳저곳을 다니며 흩어져 산다.
구름 가는대로 물 흐르는대로 떠돈다고 해서, 운수행각(雲水行脚)이라고 부른다.
이는 곧 ‘만 가지 행’, ‘만행(萬行)’이다.

만행의 원칙은 두타행(頭陀行)이다. 산스크리트어 ‘두타(dhta)’의 음역이다.
모든 집착과 번뇌를 버리고 심신을 수련한다는 뜻에서 따왔다. 걸식과 절식, 1일1식, 헌옷 착의 등 꼭 지켜야할
‘12두타행’도 있다. 걸식하며 누더기 옷을 입고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이슬 맞고 잠을 청하는 것이 12두타행의 핵심이다.
 부처님 당시 이같은 두타행이 오늘날 만행과 유사하다.

만행의 주무대가 속세라는 점에서 역대 스님들 가운데 만행 중 일어난 일화가 다채롭게 전해진다.
근대 한국선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은 경허스님은 만행시 마을로 내려가 속복을 입고 머슴살이를 했을 뿐만 아니라
 말년에는 삼수갑산에서 아이들의 훈장으로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당대 최고의 선승으로 추앙받았던
금오스님은 거지생활을 자청하면서 거지 대장의 세 가지 조건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끼니는 어떠한 것이든 맛있게 먹을 것,
옷은 넝마여야 할 것, 잠은 아무데서나 잘 것 등이다. 하심을 키우기 위해 거지생활을 했다는 스님의 일화 속에서
만행의 본뜻에 두타행이 있음을 알게 한다. 이외에도 부처님을 따라 3년간 두타행을 결심하고 실천한 스님,
엿장수 생활을 하며 하심을 보여준 스님, 나병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수행한 스님 등 만행을 둘러싼 갖가지
일화들이 적지 않다.

이번 산철결제에 들어가면서 조계종 법전 종정예하는 하안거 해제법어를 통해
 남양혜충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른 까닭을 물었다.<본지 2651호 1면 참조> 참으로 어려운 화두를 던져 주셨다.
법전 종정예하는 “하안거 해제 대중은 누가 잘못되었는가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조용히 놓아두고 살펴보기만 하라”며
“해제 후 길거리에서도 그저 국사가 세 번 시자를 부른 뜻을 잘 참구해 보시라”고 당부했다.
만행이 새로운 안거의 시작임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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