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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소사 - 1 - 구광렬(1956~ )
지구 반대편 구석에서 노래 한 줄로 깨달았습니다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건만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 있다는 걸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묵묵히 구석은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는 걸
수평선에도 구석이 있고
그 면도날같은 파도의 한 줄 구석에도
등짝을 곧게 펴는 고기들이 산다는 걸
갈대의 울부짖음을,
못에 박힌 빈 바가지의 달가닥거림을,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은
입이 꽉 틀어막힌 것들을 대신해 소릴 내 준다는 걸
그 바람 앞에선
작고 낮을수록 더 떳떳할 수 있다는 걸
이런 아침엔 노래 한 자락 듣고 싶다.
그 노래가 아르헨티나 저항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의 노래라도 좋고 포르투갈의 저항노래 파두라도 좋다.
브람스라도, 모차르트라도 좋다. 좋은 노래는 우리에게 전율을 준다.
살이란 살 모두 오그라드는 듯한 전율, 그것이 또 노래와 소리가 시의 마당 한구석에서 연애하고 있음에랴.
구광렬 시인은 스페인어로 시를 써 멕시코에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노래 한 자락을 듣고 계신지, 불현듯 우리를 깨우는 소리 업고 있는 노래 한 자락을. <강은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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