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꽃 -이근배(1940~ )
어머니가 매던 김밭의
어머니가 흘린 땀이 자라서
꽃이 된 것아
너는 사상을 모른다
어머니가 사상가의 아내가 되어서
잠 못 드는 평생인 것을 모른다
초가집이 섰던 자리에는
내 유년에 날아오던
돌멩이만 남고
황막하구나
울음으로도 다 채우지 못하는
내가 자란 마을에 피어난
너 여리운 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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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판에 냉이 널려 봄 입맛 끌고 있으니 냉이꽃 곧 피어오르겠다.
눈 이불 덮은 여린 보리와 땅 속 봄심 지피는 달래와 함께 끓이면 까실하고 상큼했던 봄 여물.
시인이 직접 이 시 읊으니 우리 시대 재야운동 상징인 한 사상가 그대로 감읍하시데.
순정한 사회 부르려다 잠 못 든 평생 그대로 떠오르시는지.
들녘과 야산 한데에서 줄기차게 피어나는 냉이꽃, 그런 순정한 사상과 사람 있어
세상은 부패해도 그냥 썩어 문드러지지는 않는 것.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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