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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Studio~~!!]/Family 카르페디엠

[스크랩] 청산도/화엄사/천은사...

둘쨋날

청산도를 가는 날이다.
아들놈은 내려 오는 날부터 들떠있다.
내 목적과는 상관없이 나름대로 청산도를 가보고 싶어했었다.
아침에도 난 여독이 남았는데 먼저 일어나 깨운다.
배시간이 다 됬다고 나의 게으름 때문에 첫배도(안개때문).
두번째 배도 (바로 내앞에서 도선 끝) 놓치고 시간반정도
여객터미널에서 죽쳤다.
안개가 끼여 맑은 청산도를 볼 수 없으리라...
그래도 내 마음은 오히려 편안할것이다
...질펀한 시골 사투리들이 마냥 정겹다.
청산도에 가면 다른데는 가지 말고 수협 앞에 펼쳐 놓은
회를 먹어야 제일 싱싱하다나...그런 소리들이 귀로 흘러 들어 오고 나간다.

1.완도 터미널앞에서 // 시간을 보내며

동백꽃

등꽃


안개와 물살을 가르고 청산도에 도착했다.

그야말로 바닷물이 깨끗했다.
서편제 촬영지가 제일 먼저 도착한곳. 항시 속지만(TV) 볼게 아무것도 없다.
나도 그렇고 마눌님도 드라마와는 별로라 시큰둥하다.
주인공이 누구니 하는 다른 사람들의 입만 쳐다 볼 뿐
그래도 마눌님이 불러 들어 가보니 집은 좋더라.
마누라 왈 우리도 이런집 짓고 살자고 하길래 지워 줄 수는 있다 그랬다.
그러나 살집은 못 되고 보는 집으로 만족해야 할 셋트장 집이었다.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집이 다 그런거 아닌가 ?

2.봄의 왈츠 세트장


청산도를 차로 한바퀴 돌았다. 30분정도 소요.
맑은날 산행 하면 좋겠다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3.등대


다시 완도로 돌아와 정도리 구계등을 가려는데
마눌님은 예전에 갔던 명사십리를 가자 한다.
그러기로 하고 건어물을 조금 사고,
공판장에 들러 싱싱한 회를 떠서 신지도에 가서 먹기로했다.
모래는 고우나 철이 아닌지라 그렇고, 지나는 관광객은 많더라
아마도 다리 덕분이겠지
우리는 서둘러 땅끝으로 향했다.
이름하여 토말...

4.춤추는 나무


토말를 뒤로 하고 내일 일정이 빠듯해 구례까지 가기로 했다.
해남 >>강진 >> 보성 >> 벌교 >> 순천 >> 구례에 11시30분도착
가는길에 보성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지금 보서은  "다향제"축제 기간이었다. 밥도 녹차로 했는지 푸르스름.
옆차도 녹차...특색있는 별미였다.
소주 종류인데"녹주"가 처음 나왔는데 운전하는라 그걸 못마시고 왔다.
밤 길은 비가 오락가락(국지성호우)신경을 많이 쓰이게 했다.
시골길이라 차도 드물고, 그래도 이길은 대여섯번 다닌 길이라 안심이 되는데
마눌님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이것도 오래 기억에 남고, 추억이 될 것이다.
아들놈은 아빠 피곤 하다고 연신 어께를 주물러 준다.
이보다 더한 비타민이 어디 있으랴 ! 또 언젠가
내 머리가 하얗게 되면 우리 아들놈이 이 길을 운전하며 오늘을 얘기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부부는 또 낡아 갈 것이고 ...
 
. .

3일째
구례온천 마을 온천각에 유숙을 했다.몇년전에 들렀을때는 가족탕이라해서
욕조가 아파트식이 아니라 바닦보다 낮게 탕이 되어 있어서 인상적이라 이곳에 머물렀는데
그런곳은 찿을 길이 없어 현수막에 올 수리 했다는"온천각'에 들렀는데 여인숙 수준이었다.
그러나 완도 물 보다는 좋은 듯 하고

연휴 끝날이라 마음은 바빴다. 오후 3시 이전에는 서울로 입성해야 차가 안밀리고 편안할거 같아서..
어제 밤에 내린  비는 개인 듯 한데 그래도 지리산 자락인지라 쌀쌀하다.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찿는데 아침 하는데가 보이질 않는다. 눈에는 대나무 밥통집 광고문구가
들어 오는데 시간이 걸릴거 같애서 다음으로 미루고 ...
화엄사로 가는길을 비디오로 담았다.

매표소 입구 관람요금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3인 7,300원)
비갠후 이 청량한 공기를 어디서 마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려 맘껏 마셨다.
그러고 보니 15년전에 왔었다.
부산친구하고 그땐 온가족이 냇가에서 고기도 궈 먹었는데 세월이 유수라..
화엄사로 들어 갑니다.

"지리산은 말이없고, 칠불도 또한 설함도 없네,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것도 없으니,
무심이랴야 백운과 함께 하리라. "
사찰이 너무 많이 복원됬고, 지금도 불사가 한창이었다.
보이는게 "각황전"입니다.
화엄사 각황전은 그 크기로도 사람을 압도합니다.

잘났다고 돈 좀 가졌다고 까불지 말라는 듯합니다.

무슨것를 크게 께달아야만 성인이 될 수있단 말인가 ?
난 자신이 없다. 깨달음도,변화도 싫다. 조금 부끄러우면 부끄러운 대로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살고 싶다. 우리의 삶이  힘들고 어려운 것이 훌륭하게 사는 법을 모르는 무지에서 오는 것이라면
이땅에 유능한 사람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 난 이걸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보름달 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 듯
못난 내 모습 자체를 인정하면서 가끔씩 아름다워 지기를 소망한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적멸보궁 가는길" 이 계단은 108계단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들놈 헤아렸는지 아니라 하는데...그러고 보니 게단을 새로 한듯 싶다.

"화엄사 화엄송(소나무)"

우리 마눌님은 저 울창한  소나무 아래서 무슨 근심을 풀어 놓았을꼬 ?

석가탄신일이라 시주를 한답시고 그 옛날에도 그러 했듯이
만원에 기왓장을 한장사서 "축원"을 적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 ..합장
.
.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하고 ? 화엄사를 빠져 나와 천은사로 방향을 잡았다.
이길로 가면 노고단을 바라보며 성삼재를 넘어, 하늘아래 첫동네를(심원마을) 지나
고기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남원이 나오는 길이다.
항시 이길은 풍광이 좋아 택하는 길이지만 입구에서 실랑이를 매번한다.
천은사를 안들르고 가는데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대꾸 않기로 했다. 어린이날이라고 어린이 요금을 받지 않는다.
아들놈은 좋아 하는데 그것도 잠시 화엄사에서는 1,300원을 줬으니 아까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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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泉隱寺)! 경내는 들르지 않았지만 유래를 소개 합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으로 피해를 입어 불탄 뒤 중건할 때,
샘에 큰 구렁이가 자꾸 나타나 잡아 죽였더니 샘이 솟아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샘이 숨었다는 뜻으로, 천은사라고 바꾸자 그뒤로 원인 모를 화재와 재앙이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절을 지키는 구렁이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두려워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선 4대 명필의 한 사람인 이광사가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물 흐르는 듯한 서체로 써서 일주문 현판으로 걸었더니
그뒤로 재앙이 그쳤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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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아래에 있는 저수지 이걸 옛 선인들은 "명경지수"라 했던가 ?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은 사진하나 건진것이 아닌가 한다.


지리산은 안개로 가득하고, 차창을 열어 놓으니 왼쪽으로 타고 들어와
오른 쪽으로 흘러 넘나 든다.
내 모든 근심도 그를 따라 가리라
해발 1,000고지를 숨까쁜 차소리로 올라 왔는데 안개 때문에 노고단은 볼 수 가 없고
안개에 젖은 낙엽송 잎파리가 생동하듯 ...구례쪽 지리산은 연둣빛으로 물들었는데
남원쪽은 이제 봄을 맞은 듯 했다.

이정표 // 낙엽송 새순

나는 이제 하산 하는것이다. 정령치를 넘어 남원 >> 전주>>로해서 서울로 가는 것이다.
또 내 일상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잊고 지낸 두 딸아이의 음성이 그리워진다.
몇시에 도착하냐고 묻는다. 밥 해 놓겠다고/ 다 키운 듯 하다/ 나도 그만큼 늙어 갔으리라.

 

 

 


 

출처 : 이진초등학교 32회 동창생
글쓴이 : 파이애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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