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느날엔 조계사를/ 시월에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
시월에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
조계사는
서울 중심 우정국로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인 절이다
고등학교 총무로부터 시간을 비워 달라는 문자와 전화를 2주전부터 받았으니
10월26일 토요일은 아침부터 한가했다
약속 시간이 오후 6시라 오전에는 회사에 출근 , 출장중 밀렸던 잔무를 처리하고
다시 집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아부지 없는 동안 딸래미들이 자기방을 리모델링 했다.
가구를 바꾼 탓에 버리는 가구는 분리수거장으로 옮기는데
너무 새거라 옮기는 중에도 아파트 주민이 사용하면 안되냐고 물어 그러시라고 ...
"딸래미는 유행이 지난거라 "며 애써 아부지 눈치를 보지만 어차피 책장이 아니었던가
책을 꼿으면 책이 디자인이 되고 가구는 별볼일 없지만
어디 젊은 아이들이 그걸 알겠는가 ? 혹 안다 하여도 "아빠 다 보신거죠 ? "하며...
차츰 이런 영역이 없어 지는 거 또한
나를 잃어가고 , 아이들이 채워지는 것이겠지 이 씁쓸함 .
일찍 나서 조계사 마당을 거닐 심사로 집을 나섰다.
종각역을 나서니 쌀쌀하고 벌써 어둑해졌다.
종로타워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예전에 신세계백화점 자리이다
나도 서울서 꽤 오래 살았네.
시월에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
함평군하고 조계사하고 MOU맺어 국화 축제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총무는 일찍 오라고 그랬나 에고 ~~
뉘집 아들인지 순간 들어 왔다 .ㅎ
어서 오시라고 ㅎ
대웅전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보였다
능수매화를 국화로 연출
]
...
회나무와 천연기념물인 백송이
코끼리
안수정등 岸樹井藤 / 참고로 검색함
안수정등 岸樹井藤도를 국화로 장식 연출해 놓았다.
조계사 주지스님의 안수정등岸樹井藤도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코끼리를 피해 샘으로 도망
...
벌꿀집
검은쥐 와 흰쥐 (낮과밤 해와 달 )
기념촬영
저녁이 되자 점등이...
...
...
...
수험생이 있으니 법당에 들어 삼배는
그동안 공부 하느라 고생한 아들래미 기원을 했다.
주지스님 방에 들러 차 대접을 ...
그리고 그 옛날 담소를 ...
가끔 중생에게 꾸짖음도 하는 스님에게 ...우리는 웃었다.
또는 진솔한 경청도 ...
아쉬움도 뒤로 남긴 채 한 컷 ~
그리고 우리는 조계사를 나섰다.
스님 "성불하십시요 "
우리는 그 예날 전부 친구였다.오늘도 , 그리고 내일도
결코 쓸쓸하지 않는
가을의 밤은 친구들의 웃음소리로 따라 다녔다.
TIP :
안수정등 岸樹井藤
"어떤 사람이 넓은 벌판을 걸어가고 있는데 사방에서 불길이 일어나 불 속에 포위되었다.
그곳에 미친 코끼리 한 마리가 잡아먹을 듯이 사납게 덤벼드는 바람에 도망을 치다가 마침 큰 나무 한 그루가 있어
그 나무에 올라갔다. 코끼리는 나무 위에 올라갈 수가 없어서 물끄러미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는 나무에 얽혀 있는 칡넝쿨을 잡고 매달렸는데, 그 아래에는 크고 깊은 우물이 있고,
우물 속에는 용이 되려다 실패한 이무기 세 마리가 떨어지면 잡아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게다가 우물가에는 뱀 네 마리가 사람 냄새를 맡고 눈을 부라리며 잔뜩 노려보고 있다.
칡넝쿨을 오래 붙잡고 매달려 있으니 점점 힘이 빠지고 손이 저려서 마침내 떨어질 듯 말 듯....
설상가상으로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가며 칡넝쿨을 한 가닦씩 갉아 먹고 있다.
이렇게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침 칡넝쿨이 얽혀 있는 나무 사이로 구멍이 나 있어,
벌이 그곳에 꿀을 쳐 그 꿀방울이 똑똑 떨어지니 말할 수 없이 두려운 가운데서도 달콤한 꿀 한두 방울 받아먹는 재미에
무서움도 잊어버리고 매달려 있는 지경이다.
이 상황에서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
...
"꿀만 먹겠습니다."
...
"십 년 참선한 수좌보다 낫구나! 하지만 아직 부족하네.
자네가 다시 나한테 이 화두를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겠네."
...
"달다......"
이 화두는 중생의 삶을 비유한 이야기이다.
가없이 너른 들녘은 태어나서 죽어가는 생사의 광야이니 그곳으로 사방에서 붙어오는 불길은 생로병사의 불이요,
우물은 황천이며, 미친 코끼리는 무상한 살귀殺鬼요,
나무는 사람의 몸이며, 칡넝쿨은 사람의 목숨이며, 검은 쥐 흰 쥐는 해와 달이요,
세 마리의 이무기는 탐貪•진嗔•치痴 삼독심三毒心이며, 네 마리의 뱀은 지•수•화•풍 사대요,
꿀은 오•욕•락을 상징한다.
.
.
이러한 찬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에서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래서 칡넝쿨은 끊어지려 하고 밑에는 뱀이 혀를 날름거리고 있을 때 자네는 어떻게 하겠는가?
...
'어이 허다허다 못하면 삼십육계!'야~.
-조용헌의 사찰기행-
※절체절명에 있는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그린 것으로 곧 죽어나갈 줄 모르고
탐욕에 빠져 정신없이 지내는 게 우리네 아둔한 인생살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에 탐닉하여 자신을 잊고 살아가고 있음을 경계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일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