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12. 8. 21. 11:09

 

 

 

 

반음계  / 고영민

 

 새소리가 높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꾸다 만 꿈처럼 홀로 남겨진 오후가 아득하다

잊는 것도 사랑일까

 

 

잡은 두 뼘 가물치를 돌려보낸다

당신이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

몇 짐이나 될까

물비린내 나는 저 구름의 눈시울은

 

 

바람을 타고 오는 수동밭 끝물 참외 향기가

안쓰럽다

 

 

하늘에서 우수수 새가 떨어진다

 

 

저녁이 온다

울어야겠다

 

 

                             —《문학동네》2011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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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못한 아픔은

통증의 날을 세워 / 가슴을 후빈다/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