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12. 4. 18. 22:33

 

앵두꽃

 

말이 / 오로지 한 사랑이란다

단 하나만의 사랑으로 사랑을 알까?

 

 

앵두꽃을 찾아서/박정대

 

앵두꽃을 보러 나, 바다에 갔었네

바다는 앵두꽃을 닮은 몇 척의 흰 돛단배를 보여주고서 서둘러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으므로

나, 사라져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아쉽게 바라보다가 후회처럼 소주  

몇 잔을 들이켰네 소주이거나 항주이거나

 

나, 편지처럼 그리워져 몇 개의 강을 건너 앵두꽃을 찾아

산으로 갔으나 산은 또한 나뭇잎들의 시퍼런 고독을 보여주고는

이파리에 듣는 빗방울들의 서늘한

비가를 드려주었네 남악에서 들려오는 비가를 들으며

 

나, 또다시 앵두꽃이 피는 항산을 찾아 떠났으나 내 발걸음 비장했음은,

내 마음속으로 이미 떨어져 휘날리는 꽃잎의 숫자 많았음에랴

 

 그리고

나, 문지방에 앉아 문득 문득 앵두꽃에 관하여 생각할 때마다 가보지 않은

이 세상의 가장 후미진

 

아름다운 구석을 떠올리겠지만 앵두꽃을 보기에 그대만 한 장소가

이 세상 또 어디에 있으랴 이제사 고요히 철들어

 

나, 앵두꽃을 보러 그대에게 가노니,

하늘 아래 새로운 사실은 없고 그 사실 앞에서

앵두꽃이 피지 않는 곳 또한 없음에랴.

 

 

 

 

 

 

앵두꽃은  보이지 않고

 

 

꽃처럼 주렁주렁한

 

 

붉은 앵두만 주머니에 가득 하였다.

 

입안에 침이 고이는  이유는 누구는 알까?

우물가에 순이는 알까?

 

시골 고향에도 우물이 없더이다.

다 아련한 추억이다

추억 !

그것마저도 없다면 너무 황량한 벌판일거야

내 가슴판이 말이야

.

.

더는 활량한 바람 불지 말아야지

더 쓸쓸해지면 위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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