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11. 5. 9. 18:52

 

                 

                    어버이 날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던 적이 엇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 가슴에 꽃을 달아야 하는 세월이 흘렀다

         토요일 오후 늦은 점심을 먹으러 보리밥집을 찾았는데
         작은딸이  친구와 밥을 먹고 있었다.

         난 일행과(둘)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잔, 그리고 보리밥을 먹으면서
         일과 관련된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작은딸이 계산을 하고 나갔다.
         내가 지불한다고 했는데...아이의 계산이 마음 한구석에 뿌듯하면서도
         벌써 세월이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누님들을 모시고 부모님 산소를 다녀왔다
         산은 연두빛으로 물들이고 지나는 길목에 꽃들은 제법 향을
         바람에 실려 보낸다. 내 안의 세상보다 바깥의 세상은 이래서 좋다.

         해년마다 어버이날이면 산소를 찾는 누님들...
         난 한식때나 식목일에 찾지만 올해는 바빠서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누님들과 동행을 하게 된것이다

         누님들이 해온
         찰밥에 나물 그리고 과일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누님들은 쑥이며 달래도 캐고 ,고사리 취나물도 꺽으셨다.
         그늘막이 텐트로 빛을 가리고 
         지나온 세월 부모님에 대한 기억들로 얘기 나누며 기운 해를 한참이나 잊었다.
         모처럼 가족 소풍을 다녀 왔다.

 

         그리고 저녁에 아이들로 부터 카네이션을 대신한 옆서와 글을 받았다.
         건강하시라며 비타민씨도 함께
         꽃은 금방 시들면 그만이라 실리를 따져 비타민을 샀다고 한다.
         기특하지만 난 솔직히 꽃이 더 원했는데, 그러나 옆서에 글이 나를 더 행복하게 했다.
         학생들이야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그리고 말씀 잘 듣겠다는 상투적인 내용도 
         내 마음에 보약이었다.

 

         큰 아이의 글은 더 가슴을 세정케 하고 "다 컸구나"하고 생각하게 했다.
         "나이 먹고 친구들은 취직 준비 하는데 공부한다고 떨어져 있는 딸
         뒷바라지 해주시느라 고생 많으시다고 열심히 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동생들 한테 잘 할게요! 건강 잘 챙기세요 !"라고 적은 글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효도야 인지상정이지만 동생들 잘 챙긴다는 말에 가슴이 찡했다.
         아무쪼록 그 마음 잃지 않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기를 바라는 아비의 마음이다.

 

         오늘은
         내 안에 비타민이 가득한 날이다.
         사람의 향이 바람에 날리는 날이다.
         오월 이 좋은 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