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원래 그런 것 같습니다. 세상사도 그렇겠지요. 요즘의 추운 날씨에 "이렇게 추운 겨울은 처음이야"라는 말을 하다, 문득 7년 전 썼던 경제노트가 생각났습니다. 2004년 1월28일의 '겨울추위가 봄꽃을 한결 아름답게 피우리라'라는 글이었습니다.
그해 겨울도 몹시 추웠나봅니다. 사람들은 요즘의 우리들처럼 그해 겨울이 제일 춥다고 말들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7년 뒤인 올해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1년 전 겨울도 폭설이 쏟아졌던 '대단한 겨울'이었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렇듯 2004년이나 2010년의 겨울은 잊고 '지금의 추위'가 가장 심하다고 느낍니다.
오늘 신문 1면에 '춥다 춥다해도… 서울 작년 1월이 더 추웠다'라는 기사가 보이더군요.(조선일보, 2011.1.18) 서울에서 기온관측이 시작된 1908년부터 2011년까지의 1월 1일~16일 기상청 기온자료를 분석해보니, 올해가 '역대 20~30위 정도'로 추운 해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생각보다 후순위입니다. 특히 작년보다 올겨울이 덜 추웠던 것으로 집계됐다는군요. 같은 기간 작년의 평균기온은 영하 7.5도,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0.7도로 올해보다 섭씨 0.5~0.8도 더 낮았습니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도 작년은 10일이었던 반면 올해는 8일이었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우리는 '통계 숫자'로 사는 게 아니라, '그해 겨울' '그해 여름'을 살기 때문에 언제나 그해 겨울과 그해 여름이 가장 춥고 가장 덥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지금의 추위'는 절실하게 느껴지지만 '과거의 추위'는 쉽게 잊혀지곤 하지요.
지금 이렇게 춥게 느껴져도, 머지 않아 봄은 옵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100년 전에도 그랬듯이, 지금의 추위도 지나갑니다.
어디 계절만 그렇겠습니까. 경제도, 개개인의 인생도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항상 지금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고, 그래서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무리 힘들게 느껴지더라도, 원래 한 나라의 역사건 개인의 인생사건 쉬운 때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지금'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다라 생각하고 씩씩하게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지금 추운 건, 지금 힘들고 어려운 건 그리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