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천하의 사물은 모두 지킬 것이 없다. 오직 나만은 마땅히 지켜야 한다.
내 밭을 등에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것이 없다. 내 집을 머리에 이고 도망갈 자가 있는가? 집은 지킬 필요가 없다...
오직 이른바 '나'라는 것은 그 성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들고 나는 것이 일정치가 않다... 이록(利祿)으로 꼬이면 가버리고, 위협과 재앙으로 으르면 가버린다. 구슬프고 고운 소리를 들으면 떠나가고, 푸른 눈썹 흰 이의 요염한 여인을 보면 떠나간다. 한번 가기만 하면 돌아올 줄 모르고, 붙들어도 끌고 올 수가 없다. (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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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지음 '다산어록청상' 중에서 (푸르메) |
"천하에 잃기 쉬운 것에 '나' 만 한 것이 없다. 마땅히 꽁꽁 묶고 잡아매고 문 잠그고 자물쇠로 채워서 굳게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다산 정약용 선생이 한 말입니다. 그렇지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하지만 잃기 쉬운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재물, 명예, 위협,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나 자신. 잠시만 살피지 않으면 안가는 곳이 없는 나 자신.
그런데 우리는 자신은 지키려하지 않고, 집이나 땅 등 달아날 염려가 없는 것들만 지키려 눈을 크게 뜨고 있습니다.
"내 동산의 꽃나무와 과일나무를 능히 뽑아가겠는가? 그 뿌리가 땅에 깊이 박혀 있다. 내 서적을 가져다 없앨 수 있겠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물과 불처럼 널려 있으니 누가 능히 이를 없애랴..."
"나를 지켜라"라고 강조하는 다산 선생의 말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내가 세운 삶의 원칙, 목표... 무엇보다 이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피고 또 살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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